고양시장 예비후보 5인, 사회연대경제로 무엇을 약속했나
"누가 가장 구체적인가" — 지역순환경제·통합돌봄·금융까지, 5차 질의 전체 발언 팩트체크와 쟁점 분석
- 5인 모두 사회연대경제 지원 의사를 밝혔으나, 발언의 구체성 격차는 뚜렷했다. 이영아 후보·장제환 후보은 예산 규모·조직 신설까지 제시한 반면, 민경선 후보은 프로세스 중심에 그쳤다.
- 수치 팩트체크 결과, 후보들이 언급한 수치 5건 중 근거를 검증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었다. 숫자가 많을수록 신뢰도가 낮아지는 역설이 확인됐다.
- 핵심 쟁점은 세 가지: ① 재정자립도 32%에서의 재원 조달 방안, ② 지역공동은행 은행법 충돌, ③ 민선 8기 통합돌봄 공백.
- 선관위 권고로 정책협약서 체결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경혜 후보는 포스터에 등재되었으나 행사 당일 질의응답에 불참했다.
왜 이 행사가 열렸나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양시사회적경제연합회(회장 허선주)는 고양시장 예비후보들을 한 자리에 불러 사회연대경제 정책을 직접 검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제목은 "고양형 지역순환경제, 사회연대경제로 풀다." 단순한 정견 발표가 아닌, 사전 질의서를 토대로 한 5라운드 심층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고양시는 인구 107만의 경기 북부 거점도시이지만 재정자립도는 32%에 불과하다. 3조 5천억 원 예산 중 자체 재원은 1조 원 남짓. 이 구조적 제약 속에서 사회연대경제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행사의 핵심 질문이었다. 현장에는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후보들의 발언을 직접 평가했다.
오늘의 등판 멤버
공공구매 실행력 강조
타운홀 정례화 제안
서로돌봄 국 신설
시장 직속 전략위
완주 로컬푸드 모델
숫자, 얼마나 믿을 수 있나
후보들은 신뢰감을 높이기 위해 수치를 제시했다. 그러나 근거를 추적해보면 대부분 기준·시점이 불명확하거나 독자적 추정치였다.
| 후보 | 발언 수치 | 검증 결과 | 판정 |
|---|---|---|---|
| 장제환 후보 | 고양시 재정자립도 32% (예산 3.5조 중 자체 1조) |
공표된 고양시 재정 통계와 부합. 맥락 설명도 정확 | ✓ 검증 가능 |
| 명재성 후보 | "사회적경제 활성화 수원·화성 이어 3번째" | 평가 기관·지표·연도 기준 불명확. 비교 근거 미제시 | ⚠ 기준 불명확 |
| 민경선 후보 | "고양시 사회적경제 비중 10%" | 공식 통계에서 확인되지 않음. 어떤 비중(매출·종사자·기업수)인지 불분명 | ❌ 근거 없음 |
| 장제환 후보 | 공공구매 비중 "20~30% 목표" | 현행 기준치 미제시. 비교 출발점 없이 목표치만 언급 | ⚠ 기준치 없음 |
| 최승원 후보 | 고양시 사회적경제 기업 "462개" | 기준 시점·분류 체계(사회적기업만? 협동조합 포함?) 불명확 | ⚠ 분류 불명확 |
| 이영아 후보 | 고양시 발주 4,500억 + 민간 수조원 | 시 예산 규모와 개략적으로 부합. 민간 추정치는 별도 검증 필요 | ⚠ 일부 추정 |
5차 질의, 발언별 해부
이날 행사가 드러낸 3가지 구조적 문제
장제환 후보는 고양시 예산 3조 3,405억 원(2025년 기준) 중 자체 재원은 1조 원에 불과하다(재정자립도 32%)고 명시했다. 이 구조 속에서 사회적경제 관련 조직 신설, 공간 확보, 공공구매 확대, 금융 지원 등을 모두 추진하려면 어디서 돈을 마련할 것인가.
5인 중 이 제약을 전면에서 논한 후보는 장제환 후보 단 1명이다. 나머지 후보들은 정책 목표를 제시하면서 재원 조달 경로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리츠·자산운용사(장제환 후보), 지역 재투자법(이영아 후보) 등의 아이디어가 등장했으나, 이것이 임기 내 실현 가능한 규모의 재원이 될 수 있는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이날 간담회에서 언급된 재정자립도 32%는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이 예산의 32%라는 의미다. 그런데 실제 재정 역량을 가늠하는 데 더 정확한 지표는 재정자주도다. 재정자주도는 여기에 지방교부세·조정교부금까지 더한 금액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실제로 고양시는 지방교부세를 수령하는 단체다. 수도권이더라도 재정력지수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교부세 배분 대상이 된다. 고양시의 재정자주도는 49.93% — 재정자립도(32%)보다 약 18%포인트 높다. 이전재원을 포함하면 외부 재원 보완 여력이 예상보다 크다는 의미다.
그러나 재정자주도가 개선된다고 해서 신규 정책 여력이 자동으로 늘어나지는 않는다. 고양시 사회복지 지출 비중은 51.8%에 달한다 — 예산의 절반 이상이 법령에 따른 의무성 지출이다. 시장이 정책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재량 예산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외부 재원 보완에도 불구하고, 의무성 지출 제약이라는 구조적 한계는 남는다.
이 구조에서 사회연대경제 신규 예산을 만들어 내는 경로는 사실상 하나다 — 기존 기금의 레버리지 활용과 공공조달 구조 재편. 기금 원금을 사업비로 운용하고, 4,500억 발주를 지역 기업에 돌리는 방식이다. 증세나 추경 없이 정책 효과를 만들 수 있는 현실적 경로가 여기에 있다. 이날 행사에서 이 경로까지 논의한 후보는 없었다.
이영아 후보는 4차 질의에서 "지역공동은행 설립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장제환 후보은 즉각 "은행법상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은행을 설립하는 것은 불가하며, 관련 국회 법안이 계류 중"이라고 반박했다.
사실 확인: 현행 은행법은 비금융주력자(지자체 포함)의 은행 대주주 보유를 제한하고 있어, 시 차원의 직접 설립은 법 개정 없이는 어렵다. 한편, 신협·상호금융 형태의 지역 금융 플랫폼은 다른 법적 경로로 접근 가능하다. 이영아 후보의 제안은 비전으로서는 의미 있으나, '시장 임기 내 실행 공약'으로 제시하기엔 법적 선결 조건이 많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허선주 고양시사회적경제연합회 회장은 "고양시는 민선 8기에 통합돌봄 시범사업을 추진하지 않아 경기도 내 다른 시·군에 비해 뒤처진 상황"이라고 공개 지적했다. 이것은 단순한 배경 설명이 아니라, 민선 9기 시장이 출발선 자체가 다른 조건에서 시작한다는 의미다.
후보들이 답해야 할 핵심 질문은 두 가지다: 첫째, 뒤처진 만큼 더 빠른 속도로 추진할 계획이 있는가. 둘째, 시범사업 없이 전면 실행으로 가는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이 두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한 후보는 이날 행사에서 찾기 어려웠다.
후보별 발언 구체성 · 실행력 · 철학
★★★★★ = 탁월 / ★★★★ = 우수 / ★★★ = 보통 / ★★ = 미흡 / ★ = 불명확
※ 발언 내용 기반 분석 평가이며 당선 가능성·정치 성향과 무관합니다.
민선 9기에 보내는 메시지
이날 행사는 5인의 예비후보가 사회연대경제라는 주제 앞에서 얼마나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조직 신설과 조례로 제도를 바꾸겠다는 후보, 발주 구조와 재정 현실로부터 출발하는 후보, 타운홀과 협의 채널을 먼저 여는 후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과 우선순위의 차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수치를 많이 제시한다고 신뢰도가 높아지지 않는다. 이날 팩트체크 결과가 보여주듯, 검증 가능한 수치를 근거와 함께 제시한 후보가 오히려 드물었다. 민선 9기 시장은 재정자립도 32%라는 냉정한 출발선에서, 사회적경제 현장의 질문에 계속 답해야 한다. 선관위 권고로 정책협약서는 맺지 못했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나온 발언들은 기록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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